달아나버린 느낌표

느낌표를 쓰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무엇을 봐도 '그렇지 뭐'로 시들하게 생각하는 사람.
아름다운 음악을 들어도,신록의 나뭇잎을 대해도,
쌍무지개가 떠도 감동할줄 모르는 사람.
파란하늘을보고 감동하는 친구를 보면
'원저렇게 감정이 헤퍼서야'하고 혀를 차는 사람이었다.
결국 그에게 있던 느낌표는 위기감을 느끼고 그에게서 아주 떠나버리고 말았다.
느낌표가 빠져 나간줄도 모르고 있던 이사람은
식욕부진에서 조울증으로 점차 발전했다.
보다 못해 그의 가족들이 그를 데리고 정신과의사를 찾아갔다.
"감동을 회복하시오,무엇을 보거나
오!~~ 라고 말하며,
아!!! 하고 감탄하시오"

하지만 이미 그에게서 느낌표는 달아나고 없었다.

-정채봉의 '느낌표를 찾아서'중에서